얼마 전, 유럽에 갔을 때 바티칸을 가게되었습니다.
아침부터 바티칸박물관을 둘러보고 그 유명한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와 최후의 심판을 보고난 후
마지막으로 들어갔던 성 베드로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앞에 서서 한참동안 피에타를 보고 있었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분명 슬픈장면인데 왜 당사자들은 그렇게까지 슬퍼보이지 않을까, 아니 오히려 미소를 짓는 듯한 모습을 보기까지 했습니다.
한편으로 진짜 살아있는 것 같아서 요리조리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정말 오래도록 보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또 성 베드로성당을 갈 기회가 있었고 그 때도 어김없이 그 앞에 가서 나만의 감상에 빠져있었습니다.

귀자모상을 보자마자 피에타가 생각났습니다. 일단 구도가 굉장히 비슷하지 않나요?
물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의 예수님은 어른이고 귀자모상의 아들은 애기이지만 그래도 구도자체는 굉장히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귀자모상은 굉장히 귀엽다고 느껴집니다.
피에타를 보는 동안 신성함같은 차원 높은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면 귀자모상을 보는 동안은
귀여워서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귀자모상 앞에도 오래 서 있었습니다.
귀여워 마음에 들었거든요.
*귀자모상(鬼子母像) / Hariti
일본 가마쿠라 시대 / 나무 / 일본 시가현 온조지 소장
하리티라고도 부르는 귀자모신은 원래 어린아이를 잡아먹는 악귀였다.
석가모니가 귀자모신을 귀의시키기 위해 천 명의 자식 중 막내를 몰래 감추자 자식을 잃는 슬픔을 깨우치게 되어
그 뒤로는 불법과 아이들을 수호하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오른손에는 다산의 상징인 석류를 들고 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안정된 자세나 모성애가 가득한 표정, 그리고 금니로 화려하게 장식한 의복의 표현 등이
모두 가마쿠라 시대 조각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비와호 지역의 불교미술 특별전 귀자모상 설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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